드라이브 - 단편

드라이브 - 단편

시베리아 0 374

" 날도 더운데 드라이브나 할까? "




생각치도 않은 말씀에


좋다고 팔짝팔짝 뛰다


홀딱벗은 몸에 대충 옷을 걸쳤다.




내려오란 주인님 말씀에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계단을 한달음에 내려가고,


그 패기는 어디가고 주인님 앞에선 쭈뼛거리다


B는 앞좌석에 난 뒷좌석에




못뵌지가 일주일이 좀 넘었나?


집에서 잠깐 뵐줄 알았는데 드라이브라니!


한껏 들떠서는 차안에선 재잘재잘




근처 어디로 잠깐이겠거니 했는데,


차는 ic를 빠져나가서 고속도로로 들어서고


설렘반, 긴장반으로 손바닥엔 축축하게 땀이 고인다.


먼듯 가까운듯한 길을 달려 좁은 산길로 차가 들어섰다.


근방을 한바퀴 둘러본뒤


탁 트인 자갈밭에 주인님 차가 멈추고 벗고 내리란 말씀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옷을 훌렁훌렁 벗어버린다.




현관에서 아무거나 신고 나온게 하필 이면 클락스,


아 알몸에 고무신이라니..


자갈밭이라 발 다치면 안된다고 일단 신고 내리라는 말씀에


삐그덕거리며 신발에 발을 구겨넣긴했는데


내눈에 안보이길 다행이지 얼마나 우스웠을까.




생각보다 너무 어두운 장소 인적이라고는 없고,


마무친 생물체라고는 차타고 올라올때 사슴한마리가 다였기에


주인님께선 실망하셨고


나는 조금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되었다.






지시에 따라 신발을 벗고 자갈위에 발을 올려보니


생각보다 너무 아프다.


여름밤이라고 하기엔 너무 강한 바람 낮은 온도


게다가 발바닥을 찔러대는 자갈에 더 서늘해지는듯 하더니


소름이 돋았다.




뒤이어 나온 B와 주인님 지시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보니


어느새 추운 공기가 익숙해질만큼


몸이 달아 오른다.


그때 구불구불한 산길 아래에서 헤드라이트 불빛이 비치는듯 하더니


차 한대가 다가왔다.


알몸에 옷은 차안에 있고


급한대로 세워둔 차 뒤에 몸을 숨겼다.




절대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들 사이로


보여지면 어떨까하는 궁금함과 약간의 (아주 약간) 기대감


별일없이 지나가더니 다시 되돌아오는 차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올라오는 또다른 차


갑자기 공터로 들어서서 내리는 사람덕에


후다닥 차 안으로 들어가 숨었다.


두려움에 심장은 두근거리는데


반대로 젖어오는 몸은, 아 정말 어쩔수 없나보다.




주인님 아래에서 신음에 헐떡이며


눈뜨고 하늘을 보란 말씀에


애써 뜬 눈으로 본 별똥별을


어떻게 잊어버릴수 있을까.




다음 "드라이브"라는 말씀엔


펄쩍뛰며 좋아하기 이전에,


먼저 몸이 반응해 젖어버리진 않을까.




정말 너무나 좋은 여름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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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걸 보니 완연한 가을인가봅니다.


비내리는 날 드라이브는 정말 좋을텐데 말이죠^^




남겨주시는 추천 댓글은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주소 여쭈신 분들 쪽지 남겨드렸습니다.


다른 분들도 놀러오세요^^


그럼 좋은 가을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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