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기억 속으로 - 1부

떠도는 기억 속으로 - 1부

시베리아 0 381

"아파, 잠깐만 알았어~~아 아파 수미야~~오빠가 잘못했어 한번만 용서해줘"




"다음에 또 그러면 이제는 다시는 오빠랑 안놀아 알았지?"




"그래, 알았어. 수미야~~수미야 정신차려~~~엄마~~~~"




갑자기 나와 장난을 치던 내동생 수미가 쓰러졌다. 나는 급히 엄마를 불렀다. 엄마는 마당에서 빨래를 널고 있었는데 어디가셨는지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잠시후에 수미가 다시 눈을 떴다.




"수미야, 괜찮아?"




"놀랬지? 헤헤 장난한건데 헤헤"




"뭐 임마? 그런 장난을 하면 어떡해, 얼마나 놀랬다구"




"아, 미안미안 그래도 안미워 할거지? 헤~"




"으이구 내가 너 때문에 미친다. 미쳐, 다시는 그런 장난하지마 알았지?"




우리는 조그만 어촌에서 엄마와 셋이서 살고 있다. 아버지는 우리들이 아주 어렸을때 배를 타고 나가셨다가, 행방불명이 되시고 아직까지




소식이 없으셨다. 엄마는 절대로 죽지 않았다고 하시지만, 아버지에 죽음을 우리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




였기 때문에 항상 엄마가 고생이 심하셨다. 항상 천식때문에 고생을 하고 계셨다. 내가 도와줄수 있는 일은 고작해야 공부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것과 하나뿐인 여동생을 돌보는 일이었다. 언젠가 살림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새벽에 신문과 우유를 돌린적이




있었는데, 한달동안 하고 그 벌이를 엄마에게 주었을때 엄마에게 엄청 혼나고 그다음부터는 다른건 할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없는 집안 일을 하는걸로 만족해야 했다. 오늘도 나는 수미와 함께 놀고 있었다. 오늘은 당번이라서 조금 늦었더니




수미가 왜 이제오냐구 장난을 하다가 수미가 쓰러지는 장난을 했던것이다. 나에게 엄마다음으로 소중한 사람이 우리 수미였다.




항상 건강이 좋치 않아서 병치레를 자주하는 수미가 항상 안쓰러웠다. 그러면서도 나를 아빠처럼 따랐다.




"엄마 어디가신거야?"




"글쎄, 방금까지 빨래널고 계셨는데, 어디가셨지?"




"일이 있나보지, 수미 숙제했니?"




"오빠가 안왔는데 어떻게 숙제를 해"




"이구, 오빠가 없어도 숙제는 해야지, 이제 중학교 3학년이나 된 녀석이 쯧쯧"




한살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수미는 항상 어리광을 부렸다. 아마도 아빠의 정을 받지못하고 자라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언제가 가슴이 아팠다.




"어서 숙제가져와, 이번에 시험은 잘본거야?"




"응, 잘보긴 했는데, 답은 잘 못쓴거 같애, 히히히"




"뭐? 이구 오빠가 그렇게 공부열심히 하라구 그랬지?"




"오빠는 몰라 맨날 공부만 하라고 그러고 미워~~"




"수미야, 우리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해,엄마 저렇게 고생하시는거 좋아?"




"아니"




"우리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빨리 성공을 해야 더 이상 엄마 고생안시키지, 오빠말 이해하지?"




"알았어, 또 그놈에 잔소리 공부하면 되잖아 씨~~~"




나는 알고 있다. 우리수미가 이렇게 말은 하지만 누구보다도 엄마와 나를 사랑한다는것을 그래서 자기도 빨리 어른이 되서 돈을 벌고




엄마와 내가 고생하지 않게 하고 싶어한다는걸. 나는 가만히 웃으면서 수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수미는 조용히 숙제를 했다.




나도 책을 빼서 숙제를 했다. 시골학교에서 항상 1등을 놓치지 않고 있었던 나는 그것이 엄마에게 보여줄수 있는 유일한 자랑거리였다.




저녁쯤 되서야 어디를 다녀오시는지 엄마가 집으로 들어오셨다. 엄마의 머리는 약간 엉켜있는듯 보였으며, 옷이 조금 흐트러진듯 보였다.




또 일을 하고 오셨구나 생각을 했다.




"쉬는 날인데 또 일하시고 오신거예요?"




"응, 그래 배고프지 조금만 기다려라 금방 차려줄께"




그리고 부엌으로 들어가셨다, 옷뒤에 짚푸라기가 붙어 있었다. 아마도 짚단을 옮기고 오신거라고 생각을 했다. 엄마는 이제 36살이다.




꽤 미모가 괜찮아서 주변 남자들에게 인기가 꽤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눈길한번 주지 않고 우리들을 위해서 희생을 하시며 사셨다.




나는 그것이 항상 고마웠고, 나중에 내가 성공해서 첫번째로 해야할일이 엄마에게 편안함을 주는것이라고 생각하게 했다,




저녁을 먹고 우리는 방에 앉아서 얘기를 하다가 수미는 피곤한지 잠이 들었다, 나는 책을 조금더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잠결에 누군가 나를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눈을 뜨자 엄마는 우리를 쓰다듬으시면서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아마도 힘들어서 그러는가 보다 하고




못본척 다시 눈을 감았다. 그것이 엄마를 위한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식에게 눈물을 보인다는것이 조금은 창피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눈을 떴다. 수미는 여전히 잠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방안이 왠지 휭한 느낌이었다. 엄마가 옆에 없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으로




밖으로 나왔다. 조용했다. 항상 이만때면 엄마는 아침준비하시느라고 분주했다. 그런데 오늘은 조용했던것이다. 무슨 일이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어제새벽에 우리를 붙들고 눈물을 흘리시던게 생각났다. 나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솥을 열자 밥이 되어 있었다. 아마도 어제 밤에 했는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나는 서둘러 수미를 깨우고 아침을 먹여서 함께 학교를 갔다. 그리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수미는 혼자 마루에




앉아서 울고 있었다.




"수미야, 왜그래? 무슨일 있었어? 오빠 늦게와서 그래?"




"오빠, 우리 이제 어떡해? 응?"




"왜, 무슨일인데 그래?"




"엄마가 우리 버리고 도망갔데, 엉엉엉"




"무슨말이야 엄마가 왜 우리를 버려, 누가 그런소리를 해"




"정희엄마가 조금전에 오셔서 그랬어, 엉엉엉"




"아니야, 수미야 정희엄마가 수미놀릴려구 그런거야"




"아니야, 삼숙이 아빠랑 같이 도망갔데, 흑흑흑"




"뭐? 아니야, 수미야 아닐거야"




나는 어제새벽에 엄마의 모습이 크로즈업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수미가 하는 말이 신빙성이 있다는걸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얼마가지 않아서 사실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동네사람들의 손가락질이 느껴지면서 엄마가 우리를 버렸다는걸 알았다.




막막했다.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야할지 깜깜하기만 했다. 나는 울다지쳐 쓰러져 잠이든 수미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눈에서는 봇물터지듯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수미가 들을까봐 소리를 삼켜야 했다. 현실은 냉혹했다. 사람들의 질시어린 눈총은 어린 우리들이




받아들이기에 너무도 힘든것이었다. 몇일동안 학교도 가지않고 나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법을 생각했다. 이동네에서 더이상 살수가 없게된




나는 도시로 가자는 결정을 내렸다. 집을 처분하는것이 쉽지 않았지만 정희엄마의 도움으로 집을 처분할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수미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역에 도착하자 더욱 아득했다. 어디로 가야할지 알수가 없었다. 나이 16살에 동생을 데리고 내가 서울역앞에서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여기저기 둘러보는것밖에는 없었다. 고층 빌딩이 줄비했고, 도로에는 차들이 가득차 있었다. 시골에서는 차몇대보는것이




극히 드문 일이었는데, 여기는 내가 살던곳과는 너무도 많은것이 달랐다. 나는 고향을 떠나올때 가졌던 다부진마음을 다시 먹었다,




다시 이를 악물자 무엇이든 할수 있을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서대문쪽으로 수미를 데리고 걸어갔다. 무작정 그쪽으로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큰길옆에 조그만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보였다. 나는 수미를 데리고 그곳으로 들어갔다. 나이가 50대로 보이는 아저씨가 들어서는 우리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인상이 좋아서 편했다.




"무슨일로 왔느냐?"




"저기,... 방을 얻을수 있을까 해서 왔읍니다."




"뭐? 방? 너희둘이 살방을 말하는거냐?"




"네, 도와주세요"




나는 두려움이 느껴졌지만 눈을 부릇뜨고 그 아저씨의 눈을 바라보았다.




"너희들 고아니? 부모님 안계셔?"




"네, 모두 돌아가셨어요."




수미는 내말에 다시 엄마가 생각이 나는듯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그걸보는 아저씨는 눈에 동정의 빛이 어리고 있었다. 그 눈빛이 너무도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야했기때문에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 돈은 있느냐?"




"얼마나 있어야 하는데요?"




"음, 너희 둘이 살집이면 밥도 해먹어야 하는 집이어야할것 아니냐? 그렇다면 월세로 보증금이 300만원에 매달 10만원씩 내야 할거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돈을 헤아려보았다. 500만원이 조금 넘게 있었다. 하지만 살림살이를 장만하고, 생활비로 어느정도 있어야 했기때문에 빠듯했다.




"조금만 깍아주시면 안되겠읍니까? 200만원정도로 하면 될것 같은데요."




"허허허, 그럼 너희끼리 살수 있겠느냐?"




"네, 그렇게 해주시면 살수 있읍니다."




그렇게 그 아저씨의 도움으로 우리는 방을 구할수 있었다. 집주인이 어린아이 두명이라서 싫어 했지만 그 아저씨가 사정을 해서 우리는 그곳에서




살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날 부터 우리는 간단한 살림살이를 장만하고, 수미학교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근처의 여자중학교에 보낼수 있었다.




나는 학업을 계속한다는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다음날 부터 새벽부터 일을했다. 신문을 돌리고 우유배달을 하고.




또 아침에는 식당에서 설거지를 했다. 나이어린 나에게 할수 있는 일이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정민아, 힘들지 않니?"




설거지를 마치고 쓰레기를 치우고 나서 식당으로 들어오자 주인 아주머니가 내게 물었다.




"아니요,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헤헤"




나는 내가 힘들어 하는 내색을 하면 그만두라고 할까봐서 나는 힘든내색을 할수가 없었다.




"녀석, 힘든지 알아, 어서 밥먹고 손님들 오기전에 잠깐 쉬도록 해라"




"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그리고 나는 주방으로 가서 주방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한쪽방으로 가서 새우잠을 잤다. 매일 잠이 부족했기때문에 금방 잠이 들었다.




잠결에 누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게 느껴졌다. 나는 순간 엄마 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금방 후회를 했다. 아니라는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더이상 나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내 입에서 엄마라는 단어가 튀어나온것이다.




내 머리를 쓰다듬고 계신분은 주인아주머니였다.




"아주머니"




"괜찮아, 더 자 아직 손님들어올려면 멀었어"




내 머리는 아주머니 허벅지위에 올려져 있었고. 아주머니는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너무도 포근했다. 금방 다시 잠이 들어버렸다.




바쁘게 저녁시간이 끝이나고 나는 반찬먹가지를 챙겨서 집으로 향했다,




"수미야, 오빠왔어, 문열어"




"아, 잠깐만, 얼른 문닫아~~"




수미는 부엌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순간이지만 수미에 알몸을 보고 말았다. 나는 얼른 문을 다시 닫았다.




"미안, 문이나 잠그고 하지"




"아이, 물버릴려구 했단 말야"




잠시후에 수미가 옷을 입고 문을열어주었다.




"오빠 힘들었지? 어서들어와"




"녀석, 저녁은 먹었어?"




"응, 오빠는?"




"오빠도 식당에서 먹고 왔지, 학교는 다닐만해?"




"응, 다닐만해, 친구도 사겼는데 호호"




"그래, 우리 수미 공부열심히 해야돼, 알았지?"




"그래, 알았어, 그런데 오빠는 언제 학교갈거야?"




"그것은 오빠가 알아서 할께, 수미는 걱정하지마 알았지?"




"오빠도 함께 학교 다니면 좋을텐데"




"후후 녀석, 오빠 씻고 올께. 그동안 책보고 있어"




"응, 얼른 씻고와 "




"그래"




나는 부엌으로 나와서 옷을벗고 물로 간단하게 씻었다. 그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불을 깔았다.




"숙제 다했어?"




"응, 숙제는 다했어, 복습도 하고 예습하는중이야. 호호"




수미는 내가 다음에 물을 말에대해서 이미 알고 있다는듯 빠르게 말을하고 있었다.




"하하하, 그래,"




그리고 나는 책을 펼쳤다. 나는 책을 놓을수는 없었다, 학교는 다니지 않더라도 내가 성공할수 있는방법은 공부밖에 없다는걸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힘든 하루를 마치고 책을 본다는것은 어린 나에게 여간 힘든일이 아니였다. 몇장보지않아서 눈이 스르르 감겼다.




나는 머리를 흔들고 다시 책을 들여다 봤다. 하지만 여전히 무거운 눈꺼풀을 이기기는 힘들었다. 그때 수미가 내옆에 누웠다.




"오빠 그만 자자"




"어, 공부 다했어?"




"응, 얼른 불끄고 와"




"그래,"




불을 끄고 누웠다. 수미가 나에게 안겨왔다. 아직은 덜 여물었지만 그래도 여자의 몸이 느껴졌다. 하지만 수미를 안아줄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안아주지 않으면 수미는 잠이 들지 못했다. 점점 커가는 수미를 보면서 빨리 방을 두개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빠"




"응"




"나는 나중에 오빠같은 남자에게 시집갈거야"




"임마 오빠보다 훨씬 훌륭하고 멋진 남자에게 가야지 무슨소리야"




"오빠가 어때서 키크지 얼굴 잘생겼지. 그리고 이렇게 가슴도 따뜻하지 나는 오빠같은 남자에게 갈거야"




"하하하. 그래 고맙다. 그런데 시집은 갈건가보네 하하하"




"그럼 당연히 가야지 호호호"




그렇게 우리는 잠이 들었다, 다시 반복되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서울로 올라온지도 6개월이 지나고 있었다.




"정민아"




"네 아주머니"




"이거 받아라"




"뭐예요?"




"이달월급이다. 이제부터 조금더 넣었다. 너 고생하는 만큼 주지못해서 미안하게 생각해"




"아니예요,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할께요."




"그래, 수미는 잘있니?"




"네, 잘있어요."




"이제 얼마후면 고등학교 올라가지?"




"네"




"동생챙기느라고 고생이 많다, 도와주지도 못하고 미안하구나"




"아니예요,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이거 내 딸이 입었던건데 가져다 수미 입혀라"




"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나는 아주머니가 한없이 고마웠다, 항상 신경을 써주시는것이 엄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열심히 일한덕분에 수미고등학교 등록금이며,




학교 보내는것을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틈틈히 방을 알아보고 있었다. 여고생이되면 함께 자는것은 불편할것 같았다.




"수미야, 우리 방 두개짜리로 이사가자"




"뭐? 왜? 돈이 많이 들텐데"




"그만한 돈은 있어. 이제 너도 조금후면 여고생되고 그러면 너방이 필요할거야"




"안돼, 나는 오빠랑 함께 잘거야. 혼자는 싫어"




"이구, 임마 언제까지 애처럼 오빠랑 잘거야, 다큰기집애가 너 고등학교 들어가면 학교근처로 옮길거야 그렇게 알아"




"알았어, 어서 씻구와 땀냄새 많이 나"




"그래, 알았어,"




그리고 나는 샤워를 방으로 들어왔다. 수미가 이불을 깔아놓았다. 그리고 내옆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나는 수미를 바라보았다.




문득 눈물이 흘러나왔다. 이렇게 힘들게 사는 내 자신이 너무도 싫었다, 하지만 우리 수미를 생각하면 힘들어도 해야했다.




이제 나에게 하나뿐이 피붙이 였다. 만약 이 얘가 없었으면 지금 나도 없었을것 같았다. 나는 잠이 들었다,




그리고 몇일 후에 주인아주머니가 나를 불렀다.




"정민아"




"네?"




"네 사장에서 일해볼래?"




"시장이요? 남대문 시장?"




"그래, 아줌마 친구가 이번에 매장을 하나더 늘린다고 믿을만한 사람없냐구 그래서 너 생각이 나더라 어때 해볼래?"




"그럼 아줌마 식당일은 어떡해요?"




"시장일은 새벽에 잠깐하는거니까 괜찮아. 그리고 식당일은 오후부터 하면되고 어때, 생각있어?"




"시장일하면 얼마나 받을수 있었요?"




나는 무엇보다도 그것이 중요했다. 새벽에 돌리는 신문배달이나 우유배달이 생활에 적지않은 도움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정도 벌이가 안된다면




시장일을 할수 없을것 같았다.




"그것은 걱정하지만 식당에서 받는것보다 많이 줄거야"




"네? 그렇게 많이요?"




"응, 아줌마 조카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알아, 조금후에 이리올거야 그러니까 아줌마라고 하지말고 이모라고 그래 알았지?"




"네, 감사합니다. 아주~ 이모"




"호호호 그래 이제부터는 이모라고 그래"




그러면서 나를 끌어안아주었다. 주인아주머니는 혼자서 딸아이 한명을 키우면서 식당을 하신다고 했다. 딸 이름이 정애라고 했던가? 아무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도 한두번 보았다. 식당에는 잘 오는편이아니였기때문에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나이가 30대후반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손마디도 두꺼웠다. 남자손을 연상하게 했다. 하지만 생김새는 제법이뻐서 식당에 오는 남자손님들이 짓꿋은 넝담을 하기도 했다.




이미 이골이 났는지 아주머니는 자연스럽게 그런 농담들을 주워삼키고 있었다.




잠시후에 식당으로 세련되보이는 아주머니가 한분 들어오셨다. 굉장한 미인이었다. 화장이 해서 그런지 더욱 화사하고 이쁘게 보였다.




"어서와, 얘가 정민이야, 정민아 인사해, 이모 친구"




"네, 안녕하세요. 이정민입니다."




"그래, 똑똑하게 생겼구나. 나와 함께 일해보겠니?"




"시켜만 주신다면 열심히 해보겠읍니다."




"그래, 그럼 내일은 가게 정리하느라고 바쁘니까 모레부터 나오도록해라, 위치는 ........알겠니?"




"네, 그런데 가게 정리는 몇시부터 하시는거예요?"




"호호호 신경쓰지마 너 식당일하는 시간에 하니까 알아도 올수 없을거야"




"네, 그럼 모레 새벽에 뵙겠읍니다."




"그래 그때보자, 잘있어"




"숙아, 바빠서 이만 가봐야겠다. 나중에 보자, 수고해"




"그래, 너도 고생이 많다"




"고생은 무슨 돈버는데 호호호"




그렇게 그 아주머니는 돌아가셨다. 그리고 나는 다시 식당일에 매달렸다. 잔손가는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다음날 새벽에 신문사와 우유배달하는곳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나는 한지숙 사장님회사로 출근을 했다. 잠자는 시간이 바뀌다보니까




수미가 싫어했지만, 수미가 잠들면 나는 12시에 시장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는 나의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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